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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Metaverse)’는 ‘초월(Meta)’과 ‘세상 또는 우주(Universe)’라는 단어의 합성으로 세상 너머의 세상, 혹은 현실 세계를 초월한 그 너머의 무엇인가를 뜻한다. 1990년대 나왔던 메타버스의 개념이 30년을 훌쩍 넘어 재부상하고 있다. 이는 과거의 메타버스보다 현재 XR 기술의 발달로 인해 더 높은 몰입감과 실재감을 경험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관심도가 높아진 만큼 메타버스와 다중우주, 멀티버스, 평행우주에 대한 개념을 정리해보기로 한다.
메타버스보다 앞서서 나왔던 세계관이 있는데 이는 ‘다중우주’라는 개념으로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과 다르지만, 다르지 않은 세상이 존재한다는 개념이다. 바로 ‘멀티버스(Multiverse)’인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평행우주’라고 하는 세계관이다.
평행우주는 자신이 살아가는 우주와 평행선처럼 영원히 만나지 않는 곳에 또 다른 세계가 서로 고립된 상태로 무한히 존재한다는 가설이다. 이러한 평행이론을 기반으로 한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나왔으나 필자의 기억에 남는 드라마가 있다.
한국에서 20년 4월 봄, 방영되었던 드라마 <더킹 : 영원의 군주>에서 조선의 황제가 이쪽 세계로 넘어오면서 평행세계의 문이 활짝 열린다. 우리는 간혹 어느 때인가는 처음 와봤던 장소와 처음 겪었던 시간에서 익숙함을 느낄 때가 있다. 분명히 처음인데 처음이 아닌 것 같은 기이한 느낌을 말이다. 우리는 이것을 데자 뷰 현상이라고 한다. 일종의 뇌의 착각 혹은 지각장애의 일종이라고 현대의학은 정의 내린다. 드라마 더킹에서는 이러한 정의에 의문을 제기한다. ‘만일 우리가 잠깐, 아주 잠깐, 우주의 비밀을 엿본 것이라면?’이라는 의문으로 드라마는 만들어졌다.
우리는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한다. 나 자신과는 다른, 또 다른 내가 다른 세상에서 아주 부유하고 멋지게 살아간다면 어떨까? 내가 비록 현실에서는 ‘이번 생은 망했어!’라고 절망하고 있지만 아주 약간이나마 멋진 나를 꿈꾸며, 스스로 위로하고 또 다른 하루를 살아가지 않을까?
반면에 메타버스는 평행우주와는 약간 다른 개념이다. 현실은 하나이고 이 현실이 가상세계로 이어진다는 개념이 메타버스이다. 메타버스의 세상을 가정해보자면 현실 속에서는 어쩔 수 없는 취준생이지만 게임에서는 소드마스터이고 동시에 길드 장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실에서는 백수이지만 유튜브에서는 10만 구독자를 가진 인플루언서 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현실을 바탕으로 수많은 페르소나를 가진 채로 수많은 다른 세상과 연결되는 것이 바로 메타버스 세상이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카드를 만드는 회사였다. 인공지능을 넘어 4차 산업의 총아인 반도체 업계에서 유명해진 회사이다. 2020년 10월 엔비디아의 젠슨 황 대표는 “미래 20년은 공상과학과 다를 바 없다. 메타버스 시대가 오고 있다”라고 선언했다. 그는 “지난 20년이 놀라움의 연속이었다면 앞으로 20년은 공상과학과 다를 바 없다”며 “이는 인터넷 혁명 다음의 세계이며, 인공지능은 결국 메타버스와의 연결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메타버스는 단순하게 게임 속 세상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각기 다른 세상과의 연결이다. 스마트 폰이 아주 빠르게 우리의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듯이 메타버스 세상도 우리에게 다가오게 될 것이다.
이는 곧 메타버스 시대에서 프로그램을 실행해 만들어진 가상의 공간과 건축물 등은 실제 세상을 만들어가는 청사진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해볼 수 있다. 현실 세계에서 실제로 공장을 만들기 전에 메타버스에서 공장을 미리 만들어보고, 무인 로봇을 만들기 전에 메타버스에서 무인 로봇을 만들어보고, 제대로 명령을 수행하는지, 예측과는 다른 결과 등 수많은 환경을 만들어보고, 문제점은 없는지 사전에 시뮬레이션을 충분하게 해보는 것이다.
메타버스에서 예행 연습을 해보는 가상 체험이 높은 비용과 많은 시간을 절약해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치명적인 문제점을 보완할 최적의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연결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메타버스는 우리에게 수많은 기회와 뛰어난 성과를 안겨줄 미래 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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